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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ways Awake/피로그래밍 12기(19.12.31~20.02.22)

로그쉐어 프로젝트 발표, 피로그래밍 12기 공식 활동 종료 후기(20.02.22)

by 욕심많은알파카 2020. 2. 25.

3주간의 프로젝트 대장정을 끝내고 6개의 조들이 모두 서울대학교 sk경영관 120호에 모였다.

 

발표시각은 2시였지만, 로그쉐어팀은 11시가 조금 넘은 시점에 모두 모였다.

나는 전날 배포와 RDS연동까지 성공했으나 static의 경로를 못찾아 깨지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그리고 팀원들은 마지막으로 배포판으로 프론트를 조금 더 다듬기 위해 발표시각인 2시보다 조금 더 일찍 모였다.

 

너무 고생많았다 로그쉐어조!

 

static파일의 경로 수정을 구상이형에게 도움받아 잘 해결한 뒤, 팀원들의 프론트 수정사항을 서버에서 CLI로 일일이 고쳤다. 전날 보안처리해두겠다고 settings와 uwsgi를 분리해놓은데다 경로도 다시 설정했기 때문에, 함부로 dev나 master에서 다시 클론받아오면 큰일 날 것 같았다. 정말 말그대로 발표를 1시간 남긴 시점에서야 모든 수정사항이 제대로 반영되었다.

 

가장 좌측 나, 이후부터 공주 1, 2, 3, 4

 

3주간의 프로젝트였고 다들 고생한 걸 알고있어서인지 서로의 발표마다 고생했다며 대단하다며 다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며칠만에 극적으로 바뀐 다른팀들의 프론트에 놀랐는데, 정말 쓰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들 예쁘고 재미있는 서비스들을 만들어주었다.

 

 

사실 마지막으로 배포판을 올린 뒤 흥분으로 몸이 정말 덜덜 떨렸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공부해가며 결과물을 만들어 남들 앞에서 보여준다는게 정말 기분이 묘하고 좋았다. 대단하다고 하기는 무리고 아직 미흡한 점도 많고, 정크코드들과 파일들도 다 솎아내지 못했지만 일단 내가 만든, 우리가 만든 작품이라는게 너무 좋았다. 진짜 사지를 열심히 떨었는데 부끄러워서 아무한테도 말 안하고 태연하게 남들 발표 보면서 박수를 열심히 쳤다.

 

로그쉐어라는 서비스는 정말 내가 필요하던 것이기도 했다.

 

내가 서울로 오고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울산이 너무 좁게 느껴져서였다. 내 또래의 사람을 더 만나고, 더 많은 기회가 있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서울에 올라와서 가장 먼저 하고싶었던 것도 여러 동아리와 대외활동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관심있는 분야에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여럿 만나고 나서야 어떤 활동이 정말 괜찮은지, 해볼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물어볼 수라도 있었다.

 

그래서 수현누나가 처음 로그쉐어에 대해서 발표했을 때부터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BM이고 뭐고를 떠나서 당장 내가 써보고싶은 서비스라 만들어 볼 가치가 있었다. 정말 Web의 W자도 모르는 상태였지만 일단 한번 만들어보고싶었다. 그래서 3주간 만든 로그쉐어 프로젝트가 더 애착에 남나보다.

 

지금도 기억난다. 내가 프로그래밍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뭔가 만들었다고 느꼈을 때가 포리프 동아리 과제로 동현이 형이 내준 숫자야구 프로그램이었다. 간단히 문법만 배우고도 구현할 수 있는 쉬운 게임이지만, 오기로 늦은 새벽까지 몇시간을 끙끙 앓으며 몇십줄짜리 코드를 완성시켜 갔을 때 그 쾌감을 잊을수가 없다.

 

로그쉐어 프로젝트는 그런 쾌감의 연속이었다. 매 기능을 만들때마다 노션에서 해당 항목을 완료로 옮겨가며 너무 즐거웠고, 어려운 파트를 만났을 때는 화도 가끔 났지만 그 순간조차도 너무 신나고 즐거웠다. 주어진 문제를 푸는게 아니라 문제를 찾아가며 만들어가는게 너무 즐거웠다. 코드 몇줄 추가하면 안되던게 딱 되는게 너무 즐거웠다. 그래서 정말 머리아프고 안풀리는 순간에 '아 진짜 너무 재밌다, 신난다'를 입에 달고살았다. 옆에서 유빈누나가 쟤 이상하다고 그랬지만 우리팀원들도 사실 다 나같은 사람인 거 알고있다. 다들 아닌척 하기에는 너무 열심히, 재밌게 했다.

 

LOG

프로젝트가 좋았던 이유의 대부분은 또 좋은 팀원들이 한 몫했던 것 같다. 팀플이라면 치가 떨린다는 대학생들과는 다르게 여기는 자기 할일을 남에게 절대 미루지 않고, 오히려 자기가 하려는 욕심이 넘치는 사람들만 있다(프론트 미룬건 유빈누나한테 미안 ㅎㅎ). 이전에도 썼지만, 우리 팀원들을 보면서 자극을 정말 많이 받았다. 힘든 3주간의 일정에도 서로 화 한번, 짜증 한번 안내고 매번 웃으면서 우리팀이 최고다, 제일 좋다며 열심히 준비했다. 정말 팀플로는 최고의 경험이었다.

 

든든한 팀장님이자 밥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챙기는 수현누나, 앓는 소리 해가면서도 자바스크립트, Ajax공부 제일 열심히했던 유빈누나, 숨겨진 프론트장인에다가 매번 엉뚱한 말로 큰웃음주는 수경이, 꼼꼼하면서도 엉성한, 형누나들 잘 따라주는 착한 막내 현동이까지 정말 최고. 끝나고도 꼭 연락하고 볼거다. 일단 로그쉐어 프로젝트 막판 다듬고 도메인 사서 배포합시다 여러분.

 

우리 팀은 밥 잘사먹는 조로 소문 났는데, 매번 점심 저녁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노닥거리면 코딩하던 피로가 싹 가셨다. 전역 후에 엥겔지수가 이렇게 높아질 줄 몰랐다. 술값보다 식비가 이렇게 많이 나갈줄이야... 덕분에 빠지던 살도 다시 돌아온것같다.

 

아 그냥 돈 더 주고 내것도 한개 가져올걸.

 

피로그래밍 12기.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수많은 동아리 중에 여기를 들어와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전역 후 열정은 한 가득인데 자신감은 바닥이었다. 1년간의 전공 공부로 나는 할줄 아는 게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군에서는 컴퓨터 만져보지도 못했다. 하고싶은건 많은데 뭘 모르는지도 몰랐다.

 

이제야 피로그래밍 후기를 남겨놓은 어떤 선배님의 블로그 포스팅이 이해가 된다. 뭘 모르는지 알게되었다고. 이제 나도 뭘 모르는지 좀 감이 잡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만큼 바닥에서 나를 끌어올려주는 경험을 시켜주는 곳은 정말 피로그래밍 말고는 잘 없을 것 같다. 실력은 대단하지 않아도 열정과 노력하나는 대단한 사람들이 모였다. 앞으로 쭉 연락하며 지내고싶다.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좋아하는 분야의 사람들만 모인건 여기가 처음이었다.

공식활동은 종료되었지만, 학기중에도 여러 스터디와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직접 모각코도 만들어 자주 얼굴보며 연락하려고 한다.

 

 

 

발표가 끝난 뒤에도 쫑파티는 계속되었다. 첫차시각까지 정말 시간모르고 미친듯이 놀았다. 전날 이틀밤을 거의 새다시피 했지만 새벽에는 시간가는게 아깝더라. 어떻게 이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놀기도 잘 논대?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라 더 잘노는건가? 정말 사진이랑 동영상 풀고싶은데 인터넷에 올리면 다들 나 손절할까봐 못풀겠다.

 

그래도 하나도 안풀면 아쉬우니까 즐거운 사진은 하나 풀자.

성모를 비롯한 운영진 선배님들 고맙습니다.

동아리하면서 가장 힘든게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인데, 두달동안 이렇게 힘든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서로 불화가 없었던 건 사람들이 좋았던 탓도 있지만 운영진이 열심히 노력해줬기 때문인 것 같다. 항상 좋은 조언 아끼지 않는 고마운 운영진선배님들, 강연와주셔서 좋은 수업 해주시고 가신 선배님들, 우리와 같이 힘든 일정 소화해준 회장 성모와 부회장 소현이에게 너무너무 고맙다. 덕분에 좋은 경험으로 동아리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실 이 글 쓰면서 눈물 찔끔했다. 너무 좋은데 말로도 설명안돼고 글로도 설명안돼서 이만 줄이려한다. 내일부터는 또 새로운 삶을 열심히 살아야지.

 

피로그래밍 12기 공식활동 종료!

 

로그쉐어 너무 고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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